Movie | 002. 캐롤(Carol)_토드 헤인즈, 어떤 감정을 나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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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봉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자주 그런 적은 없지만 .. ) 이번에도 꽤 많은 영화들이 재개봉했길래 어떤 걸 봐볼까.. 고민하다가 어디서 많이 본 제목인 거 같아서 고른 영화 .. 캐롤 !

내용적인 후기보다는 사람들이 느낀 감정들 위주의 후기를 보는 걸 좋아한다. 이번에도 한번 스윽 보니, 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인생영화였다. 자신의 인생영화 목록 중 하나를 빼고 이 영화를 넣었다는 사람도 많았고 .. 결론적으로 나에게는 인생영화가 되진 않았다.

백화점 점원으로 일하면서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갈망이 항상 있는 사람. 남자친구와 있을 때도 물론 좋았던 순간이 너무나도 많았을 거다. 나를 좋아하지만, 나의 진짜 모습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게 느껴지는 순간 캐롤을 알게 된다.

여주인공 테레즈가 남자친구와 싸우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남자친구는 테레즈를 위해 많은 것을 노력하였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직장도 가지고, 돈도 많이 모으고, 항상 너를 생각하면서 너를 위해 배려하는 데 나한테 뭐가 서운한 것이냐는 대목. 서운한 건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테레즈는 남자가 자신이 가진 꿈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는 점에서 화가 난 것이다. 나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고, 나와 함께 고민해주지 않는다는 점. 생각의 차이가 이런 거구나 느꼈다. 뭐 성별을 떠나서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다른 것이기도 하지만 .. 답답했다 그 장면이. 남자의 입장에서는 여자가 직접적으로 말해주지 않으니 답답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이성이든 동성이든 사람마다 내가 나누는 감정이 다른 거 같다. 안지 오래된 친구여도 막상 나의 힘든 얘기나 슬픈 감정들을 쉽사리 얘기할 수 없는 친구가 있다. 또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나의 모든 얘기까지 털어놓게 된 경우도 있고.. 성별을 떠나서 사람에 따라 내가 나누는 감정이 다르다고 느낄 때, 가끔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헷갈리면서 나 자신에 대한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하는 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나만 그런 게 아닐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인생영화! 까진 아니어도 마지막 장면까지 놓치기 아쉬운 영화인 건 맞다. 특히 영상미가 엄청남! 보면서 '아 이 장면 캡처하고 싶다!' 한 순간이 많았다!

 

 

캐롤

당신의 마지막, 나의 처음.. 모든 걸 내던질 수 있는 사랑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평점

7.9 (2016.02.04 개봉)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카일 챈들러, 제이크 레이시, 사라 폴슨, 존 마가로, 코리 마이클 스미스, 케빈 크로울리, 닉 파직, 캐리 브라운스틴